세상 크게 보기 연습
개미 한 마리도 우주적인 존재라는 말이 있다. 지금 네가 만든 말이다. 하하. 모든 생명체나 물질은 필요가 있어 존재한다는 너대로의 존재론에 근거한 것이다. 인간이 학문적 존재인 이상 모든 사물과 생명현상을 우주적으로 관찰해야 학문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 믿고 있다.
지금 너는 홀로 있는 것 같지만 많은 생명과 물질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런 이웃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찌 학문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65성상을 살아 왔어도 여전히 어리석다. 세상 다 알 것 같아도 한 발짝 내딛는 순간 눈앞이 몽롱해진다. 너는 세상을 아는 게 아니다.
선배 수필가들은 나무도 보고 숲도 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무와 숲을 뛰어넘어 우주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 오늘 너의 생각이다. 나무도 보고 숲도 보고, 이 말을 다시 패러프레이즈 한다면 고전을 전체적으로 일별하고 하나하나의 책을 보라는 말일 것이다. 우주를 보라는 말은 무한대의 우주를 생각하면서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관찰할 때 우리의 실존을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지 않으면 우주는 없다. 이게 석가나 데카르트의 사상이다. 그래서 살아 있을 때 우주를 보고, 이웃을 보고, 너 자신을 잘 보아야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나 생각해 보면 쉽다. 그냥 그렇게 티 없이 하늘을 우러르고, 그냥 그렇게 생명을 사랑하고, 그냥 그렇게 온풍기를 켜고 채점을 하고 그냥 그렇게 글을 쓰면 된다. 그래서 너는 후예들에게 날마다 세상을 크게 보는 연습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날마다 한 번 저 원대한 하늘을 보고, 날마다 한 번 아담하고 위대한 너의 생명을 보라. 기쁘지 아니한가. 2017. 12. 1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