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明心寶鑑이란?
명심(마음을 밝게 하는) 보감(보배로운 거울)
이 책은 조선시대 가정 및 서당에서 어린이들의 인성교육교재로 널리 쓰였고, 수 백 년 동안 수신(修身)의 필독서로 읽혀져 우리 민족의 정신적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명심보감은 어린이들이 『천자문』을 배운 다음 『동몽선습(童蒙先習)』과 함께 배우는 기초 교재였다. 그 내용은 경서(經書), 사서(史書), 제자(諸子), 시문집 등 여러 고전에서 가려 뽑은 것이다. 말하자면 ‘古典 選讀’이라 할까? 이 책은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학교 규장각 등 고서자료실에 여러 판본이 보존되어 있다.
책의 내용은 원래 계선편(繼善篇), 천명편(天命篇) 등 모두 20편으로 되어 있었으나 나중에 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 효행편속(孝行篇續), 염의편(廉義篇), 권학편(勸學篇)을 증보하였다. 이를 합하면 총 25편이며 그 편명은 다음과 같다.
繼善篇, 天命篇, 順命篇, 孝行篇, 正己篇, 安分篇, 存心篇, 戒性篇, 勤學篇, 訓子篇, 省心篇<上>, 省心篇<下>, 立敎篇, 治政篇, 治家篇, 安義篇, 遵禮篇, 言語篇, 交友篇, 婦行篇, 增補篇, 八反歌八首, 孝行篇<續>, 廉義篇, 勸學篇
繼善篇은 착한 자에게는 복이 오고, 악한 자에게는 화가 미친다는, 선행을 권장하는 옛 글들을 모았다.
天命篇은 선행을 해야 모든 일이 순조롭다는 천도(天道)의 증언을 들고 있다.
順命篇은 생사가 명(命)에 있고 부귀가 하늘에 있음을 들고 분수에 맞게 살 것을 강조하였다.
孝行篇은 부모의 은덕과 자식 됨의 도리를 밝혀 인과론적 효도를 설명하였다.
正己篇은 일상생활을 항상 반성하고 홀로 있을 때에 행동을 조심할 것과, 일에 성의를 다하며 감정을 통제해서 맑고 청렴하며 담백한 생활을 영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안분편(安分篇)은 모든 일에 분수를 알아차리고 부질없는 향락을 추구하기보다는 실질적, 정신적 생활을 영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존심편(存心篇)은 항상 겸손하게 남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살 것, 자신에 대한 지나친 관용을 금할 것, 끊임없는 자기반성으로 후회 없는 삶을 살 것을 권장하고 있다.
계성편(戒性篇)은 참는 것이 덕이니 분노를 누르고 인정을 베풀도록 하라는 내용이며,
근학편(勤學篇)은 어려서부터 부지런히 배울 것을 당부하면서, 결과적으로 인간의 영달(榮達)이나 그 완성은 전적으로 스스로의 면학에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훈자편(訓子篇)은 금전보다는 자녀교육이 더 중요하며, 교육의 방법은 가장 엄격하면서도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가언(嘉言)들을 인용하였다.
성심편(省心篇) 상·하는 이 책의 핵심인 동시에 책 전체 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보화보다는 충효를 중시하고, 불의하면서 부귀를 누리는 것은 오래가지 못하며, 세상의 일들이 예측할 수 없이 흥망성쇠가 순환하고 있으니 평소 자신을 절제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강조하였다.
입교편(立敎篇)에서는 삼강오륜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처신하고 노력할 것과 충성과 효도를 다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
치정편(治政篇)은 정치의 요체가 애민(愛民)에 있으며, 청렴·신중·근면이 그 터전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치가편(治家篇)은 가정관리의 원칙과 실제, 부부의 화목과 부자간의 의리를 돈독히 할 것을 타이르고 있다.
안의편(安義篇)은 인륜의 시작과 부부·부자·형제 관계에 덧붙여 인간관계는 빈부를 초월한다고 하였다.
준례편(遵禮篇)은 가족간·친척간·조정에서의 예의와 함께, 심지어 전쟁에서도 예의가 있으며 예의가 곧 사회 유지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언어편(言語篇)은 말의 책임성과 말을 삼가해야할 것을, 부행편(婦行篇)은 부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설명하고 더불어 그 역할과 사명을 밝혀 놓고 있다.
기타 증보판의 경우, 앞의 내용을 보완하였거나 『녹계궁지(錄桂宮誌)』에 실린 효행을 장려한 내용을 발췌해서 팔반가편으로 편찬하였다. 이본에 따라 허전(許傳)·이원조(李源祚) 등의 서문이 있는 등 각기 다르다.
명심보감의 원본 논쟁 및 판본
명심보감은 명나라 태조인 홍무제(洪武帝) 때 재야 선비 범입본(范立本)이라는 사람이 1393년에 편찬했다는 설과,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이며 민부상서(民部尙書)·예문관대제학(藝文館大提學)을 지낸 추적(秋適)이 편찬했다는 설이 있다.
범입본의 완본에는 홍무제 26년(1393년)이라는 연도가 있으며, 총 20편 798조로 되어 있다. 이 책을 조선 초에 목판으로 펴낸 목판본이 1970년대에 발견되었는데 서문에 간행의 이유가 명시되어 있는 점, 범입본이 펴낸 『치가절요(治家節要)』를 명나라 건문제(建文帝) 때 교정하고 후기를 남긴 주민(朱敏)이라는 사람이 “범입본이 『明心寶鑑』을 편찬하기 위해 여러 책과 전기에서 두루 골라서 모았다”고 기록한 점에 비추어 학계에서는 범입본(范立本)이라는 인물을 최초의 편찬자로 보고 있다.
한편 1869년 대구에서 간행된 인흥재사본(仁興齋舍本)을 근거로 고려 충렬왕 때의 예문관대제학 추적(秋適)을 명심보감의 편자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인흥재사본은 추계 추씨의 중시조를 봉안한 인흥서원에서 목판본을 펴낼 때 사용한 명칭이다. 추씨 문중에서는 이 인흥재사본을 근거로 고려시대 추적이 『명심보감초』를 편찬했다고 주장하면서 추적의 생몰년도가 범입본보다 100년 정도 앞서기 때문에 추적의 편찬본이 중국으로 넘어갔고, 범입본이 이를 확장한 것이라는 설을 제기한 것이다.
학계에서는 범입본(范立本)을 최초의 편찬자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范立本이라는 인물의 생몰년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고려인 추적(秋適)이 생전에 편찬했다는 『明心寶鑑抄』 원본이 남아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명심보감 원본의 편찬자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명심보감>의 완본은 1454년(단종 2) 청주에서 처음 간행되었다. 하지만 완본보다는 초략본이 널리 유포되었는데, 지금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초략본은 1637년(인조 15년)에 간행된 것이다. 완본은 상·하권 20편 798조이며, 초략본은 19편 247조로 되어 있다.
인용 인물 및 도서
〈명심보감〉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자(孔子), 강태공(姜太公), 장자, 소강절, 순자, 마원, 사마온공, 정명도, 소동파, 주문공 등이며 많이 인용한 책들은 〈경행록 景行錄〉, 〈공자가어 孔子家語〉, 〈격양시 擊壤詩〉, 〈성리서 性理書〉, 〈예기 禮記〉, 〈역경 易經〉, 〈시경 詩經〉 등이다. 다른 수신 서적들이 儒家 중심인 데 비하여 명심보감은 道家의 책들을 비교적 많이 인용하고 있다. 또한 유가 가운데 공자의 말은 많이 인용하지만 맹자의 말은 거의 인용하지 않았다. 또한 주희(朱熹)를 비롯한 宋代 성리학자의 글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
明心寶鑑 맛보기
繼善篇
계선(繼善) : 착한 일을 계속하자.
子曰, 爲善者, 天報之以福。爲不善者, 天報之以禍。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착한[善]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福)을 주고, 착하지 않은[不善]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재앙[禍]을 내린다.
漢昭烈將終, 勅後主曰, 勿以惡小而爲之, 勿以善小而不爲。
한(漢)나라 소열임금(昭烈帝)이 죽을 때 후계자에게 말했다. 악(惡)은 비록 작은 것이라도 행해서는 안 되며, 선(善)은 아무리 작아도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莊子曰, 一日不念善, 諸惡自皆起。
장자가 말하기를 날마다 선(善)을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악(惡)이 저절로 일어나는 법이다.
太公曰, 見善如渴, 聞惡如聾。又曰, 善事須貪, 惡事莫樂。
태공이 말하기를 착한 것을 보면 목마를 때 물을 찾듯 하고, 악한 것을 들으면 귀머거리처럼 못들은 걸로 하라. 착한 일은 반드시 탐내고 악한 일은 절대로 즐겨서는 안 된다.
馬援曰, 終身行善, 善猶不足, 一日行惡, 惡自有餘。
마원이 말하였다. 착한 일은 평생을 행해도 부족하며, 악한 일은 하루만 행해도 너무 많이 한 것이다.
司馬溫公曰, 積金以遺子孫, 未必子孫能盡守, 積書以遺子孫, 未必子孫能盡讀,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 以爲子孫之計。
사마온공이 말하였다. 금을 모아 자손에게 물려줘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책을 모아 자손에게 물려줘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모르게 덕을 쌓아 자손이 이를 본보기로 삼게 하는 것만 못하다.
景行錄曰, 恩義廣施, 人生何處不相逢, 讐怨莫結, 路逢狹處難回避。
경행록이라는 책에 이르기를 은혜의 뜻(恩義)을 널리 베풀라. 사람이 어디에 살아도 서로 만나지 않겠는가? 원수와 원망을 맺지 말라. 좁은 길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렵다.
莊子曰, 於我善者我亦善之, 於我惡者我亦善之, 我旣於人無惡, 人能於我無惡哉。
장자가 말했다. 나에게 착하게 대하는 사람에게는 나 또한 책하게 대하고, 나에게 악하게 대하는 자라도 나는 착하게 대해야 한다. 내가 남에게 악하게 하지 않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東岳聖帝垂訓曰, 一日行善, 福雖未至, 禍自遠矣。一日行惡, 禍雖未至, 福自遠矣。行善之人, 如春園之草, 不見其長, 日有所增。行惡之人, 如磨刀之石, 不見其損, 日有所虧。
동악성제가 훈계하여 이르기를, 하루 선(善)을 행하면 복(福)이 당장 오지는 않지만 화는 저절로 멀어진다. 하루 악을 행하면 화(禍)가 당장 오지는 않지만 복(福)은 저절로 멀어진다. 선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풀이 자라는 것이 보이지는 않으나 날마다 조금씩 자라며,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돌(숫돌) 같아서 돌이 닳아지는 것이 보이지는 않으나 날마다 조금씩 닳아지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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