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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제주 대륙

제주 대륙

제주에 다녀왔다. 아들 얼굴을 보러갔지만 간 김에 제주의 자연과 인문을 호흡했다. 한라산에 가겠다는 계획은 일단 접었다. 너무 힘이 들 거라고 아들이 만류해서 가까운 곳만 돌아다녔다. 사라봉 올레길과 제주항, 그리고 곶자왈 한곳, 그렇게만 다녀도 2일 가지고는 힘겨운 일정. 다음부턴 좀 길게 잡아 혼자 자동차를 몰고 제주 대륙을 다녀보아야겠다. 아들도 그리 권유를 한다. 그게 너에겐 딱 좋은 방법이겠다.

제주는 생각보다 광활하다. 숲도 많고, 오름도 많고, 자동차라도 제주 일주를 하루에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 달 아니 1년은 다녀봐야 제주의 자연과 인문을 좀 알 수 있으려나. 이번에 제주에서 본 인문은 김만덕의 공헌과 곶자왈 사업이었다. 김만덕이라는 여장부는 조선 정조 시대 제주의 갑부로서 제주도민에게 전 재산을 내 놓아서 굶주린 제주 사람들을 살렸다고 했다. 사라봉 보림사 옆에 그의 묘가 있고 충혼탑처럼 높은 비석이 있다. 칠성로엔 2015년에 건립했다는 그녀의 기념관이 있었다.

또 하나의 제주 인문은 곶자왈 사업. 곶자왈은 제주 말로 숲 덤불정도 된다고 한다(곶자왈의 자세한 어원적 분석은 곶자왈공유화재단 발행 곶자왈2016년 여름호 24-29쪽에 제주 국제대학교 오창명교수의 제주 , 곳자왈의 어원과 의미참조). 제주도는 곶자왈공유화재단을 만들어 후원자를 모집하고 난개발을 막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곳 재단 담당자는 매우 친절했다. 제주에서 나서 제주대학을 나오고 그곳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숲이 중요한 줄을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부동산 개발 바람을 타고 자연이 훼손되고 있어 이를 막아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말을 하는 순간 그는 눈물까지 글썽였다. 이런 사람들 덕으로 곧자왈의 생태계는 잘 지켜질 것 같다.

예전에 너의 아버지도 다녀오신 한라산, 그 한라산을 뵙지 못해 아쉽지만 이번엔 시간이 없다. 박물관은 공사 중이라 가지 않았다. 모두 다음을 기약하며 아시아나로 제주를 이륙했다. 20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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