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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새해의 종소리

새해의 종소리

새해 희망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른세 번 보신각 종소리만이 아니다. 전국의 사찰에서도, 세계일화 불자들의 마음속에서도 새해 종소리는 유유히 평화롭게 울려 퍼졌다.

종소리는 언제나 우리 가슴을 벅차게 한다. 은은한 깨우침으로 중생을 하나 되게 한다. 정직하게 살아야지, 멋지게 살아야지, 용기 있게 살아야지, 베풀며 살아야지, 그리고 평화롭게 살아야지. 종소리는 부처님의 마음을 한마디로 웅변한다. 종소리는 부처님의 위대한 법성(法聲)이다.

문제는 종소리 그 이후 우리들의 삶이다. 종소리를 들으며 각자 깨우친 그 다짐들을 얼마나 실천할 것인가? 얼마나 어떻게 마음으로부터 나의 종소리를 내며 올바른 불자의 삶을 환희할 것인가?

지난해 늦가을부터 시국이 어수선했다. 백만, 이백만의 촛불이 광화문을 평화롭게 수놓고, 삼각산 아래 푸른 기와집을 에워싸고 무능하고 어리석은 위정자를 향해 정의로운 민중의 함성을 울렸다. 그것은 국민의 종소리였다. 깨우치지 못한 정권에 대한 국민의 법성이었다. 우리는 국가나 개인이나 내부로부터의 개혁이 근본임을 안다. 그래서 내부에서 국민이 종을 울렸고, 앞으로도 국민은 계속 종을 울릴 것이다.

종에는 사실 여러 종류가 있다. 언젠가 종의 기원을 백과사전에서 찾아보고 종에 대해 새롭게 깨달은 적이 있다. 종은 고대 동양과 서양에 다 있었다고 한다. 서양의 종은 로마 가톨릭에서 사용하면서 교회의 종, 밀레의 만종이 되었다. 동양의 종의 효시는 고대사회에서 사용한 큰 방울[]이라 한다. 동양에서의 종은 주술에 쓰이던 방울로부터 말방울 소방울로, 그리고 불가에 와서는 범종(梵鐘), 목탁(木鐸), 풍경(風磬)이 되었다. 주술에서 종은 신을 깨운 것 같고, 말방울은 말을, 소방울은 소를 깨웠고, 범종, 목탁, 풍경은 인류를 깨웠다.

새해에도 이들 종소리는 끊임없이 울려 퍼질 것이다. 화계사에서도 시절 따라 범종과 목탁을 울릴 것이고, 삼각산 바람은 수시로 내려와 휘하 여러 사찰의 풍경을 청량하게 울려댈 것이다. 방울소리, 종소리, 목탁소리, 풍경소리, 이 소리들은 깨우침의 교향악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종소리를, 목탁소리를, 풍경소리를 경청하며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살아가야 한다. 정부도, 국회도, 법원도, 그 속에 사는 사람들도, 그리고 우리 사부대중도 모두 저 경쾌한 종소리를 들으며 우리 마음의 하이웨이, 그 팔정도(八正道)를 당당하게 걸어가야 한다. 종소리를 들으면 희망이 보인다. 불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화계칼럼 20171/2월호>

서울 화게사의 범종 

용인 법륜사의 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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