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상원사 계곡은 잘 알려진 것 같지 않았다. 좋은 계절인데 인적은 드물었다. 상원사까지 5킬로미터나 되는 기나긴 산곡, 풍부한 계곡물이 때로는 용추되고, 때로는 폭포되어 졸졸 콸콸 흐른다. 이름 모를 새소리 이따금 귓전에 다가온다. '마이크시험새'가 아- 아- 발성연습을 하고, 뻐꾸기도 목청 높혀 노래한다. 크고 작은 나무들 열심히 물을 길어 연초록 수채화를 그리는데, 하산하는 물소리 무지를 일깨운다. 육중한 바위들 저마다 분수를 지키며 위대한 생명의 철학을 묵언으로 실천하고 있었다.(2012.5.13)